어느날 마당에서 이상하게 고양이가 우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았더니 진짜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비닐끈으로 목줄을 한채로 앞에는 라면국물에 밥과 개사료를 비빈 밥그릇이 놓여져 있더군요. 워낙 어린데다가 아무리 봐도 어미랑 같이 있으면서 어미젖을 먹어야 할 나이인듯 한데 저런걸 먹어도 되는건가 싶은 걱정이 앞섰지만, 전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저렇게 묶어서 길러도 되는지, 저런 개밥을 먹어도 되는지 아무런 지식이 없어서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친구에게 물어보고 안거지만 개밥을 먹으면 나중에 실명위험이 있다고 하네요. 사람이 먹는 짠 음식도 고양이에게 좋지 않다고 합니다)
알고봤더니 마당을 같이 쓰는 주인집 아저씨가 어미랑 떨어져 혼자 울고있는게 안쓰러워서 데려오신 모양.
키우시려고 데려오셨다기에 제가 어찌할수가 없어서 그냥 놓아두고 지켜보았더니, 아저씨가 안계신 낮시간동안 어린 고양이가 사람들을 경계해서 숨는다고 화단 뒤로 들어가다가 목줄이 걸려서 대롱대롱 매달려서 제가 몇번이나 걸린 줄을 풀어줘야만 했고, 아저씨께 말씀드려서 목줄을 풀었더니 더러운 보일러실과 창고에 틀어박혀서 나오진 않고 울기만 하네요. 주인집에서는 이미 옥상에 서너마리의 개를 기르고 있기에 혹시 어린애가 뭣도 모르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해꼬지 당하지나 않을지 걱정도 되었고..
주워오신 아저씨 말고는 주인집 가족들이 전부 동물을 싫어하시다보니 아저씨께서 퇴근하고 집에 오실때까진 아무도 고양이 밥도 주지 않고 돌봐주지도 않는 상황이어서 며칠간 마음을 졸이며 지켜보다가 날잡아서 아저씨께 말씀드리고 차라리 제가 키우겠다고 하고 데려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내인생에 개는 여럿 키워봤지만 설마 자의로 고양이를 키우는 날이 올줄이야..
어쨌든 흔쾌히 허락하신 덕분에 별탈없이 창고에 숨어 있는 꼬맹이를 구출하고 방에 데려왔습니다.
마침 평소에 고양이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짝꿍이 퇴근길에 먹을것과 똥통등 고양이 용품을 바리바리 사들고 와준 덕분에 데려오자마자 씻기고 밥도 먹일수 있었고..

막 와서 목욕시키고 아직 겁먹어있을때.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너무 어린애고 사람을 경계해서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몰라서 안절부절하고 있었는데 목욕한후 안고 말려주자 마자 품안에서 골골거리며 태평하게 자기 몸을 핥는 녀석
그 이야기를 전해듣고 친구 O양 왈 '자만하지 마라 넌 지금 별 반개짜리 고양이를 상대하고 있다'...
후 그래 넌 쉬운남자
참 못먹고 바짝 말라서 쪼끄만게 안쓰러워서..
겁먹어서 책상 밑에서 나오질 않는다 했더니
다음날 아침 바로 자는데 이불속으로 파고 들어와서 부비고 있네요
머리 만져 주니까 쿨쿨..
자라고 만들어준 잠자리가 있는데도 꼭 제 이불에 들어가서 자고
극세사 이불이 그렇게 좋더냐
나도 좋지만
.............
들춰도 자고 있고
목욕은 시켰지만 얼굴은 못닦아 줬더니 눈꼽이 끼어있네요
이땐 아직 스스로 그루밍도 못하고 세수도 못할때.
그리고 이 극진한 이불 사랑
이불 개어 놨더니 거기 파고 들어가서 이러고 자고 있다..
그리고 집에 온지 사흘만에 컴퓨터 본체 위에 배깔고 드러누워 자는 둥
무릎에서 잠도 자고
자고
자고
또 자고
또또 자고
계속 자고
요 췌키럽
리듬 타면서 자고
고뇌하면서 자고
책상 난장판으로 해놓고 자고
인사하면서 자고
잠깐 깼다가
다시 자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름을 말할수 없는 쥐와 닮게 나온듯한 사진
어쨌거나 자고
흥헿헿헤헤헤 오해입니다
마이크 스탠드 붙잡고 자다가 사진찍으니까 깨고
(이 사진을 본 모 님이 '뚫어뻥이 왜 방안에 있죠?'라고 하셨다는건 비밀)
뭐 더이상 말로 하기 힘든 포즈로 자고
그냥 찍어본 젤리
이런 십더쿠가.. 라고 비난하는듯
콘트롤러 안고 자고
쿨쿨
쿨
귀여워서 자는새에 낙서
그리고 돈들여 사준 스크래칭 포스트 위에서
또 자고........
5천원짜리 침대^^;;;
흐뭇하게 자고
부끄러운 포즈로 자고
이러지 마라...
어쨌거나 이녀석이 오고 난 이후로 제 책상이 멀끔할 날이 없네요
제가 어지른게 아니라..
앉아서 창문보고 놀다가 문득 밑을 내려다보고 높아서 깜짝 놀랐는지 털세우고 있는 바보
휴 무서운것을 보았으니 일단 자야겠어
자는사진이 많아서 착각하기 쉽지만
이놈은 지금 돌을 씹어먹어도 소화가 될듯한 피끓는 4개월령 소년이고
먹거나 싸거나 자지 않을때는 이렇게 주인이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괴수로 돌변
타자 치고 있으면 키보드 뒤에서 열심히 손을 공격하고 키보드 위에 드러눕고 별짓을 다합니다
그러다가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또 잘거라는걸 난 알고있지
편해먹었다
어쨌든 이렇게 얌전히 자면 이쁘지만
가끔씩은
눈을 뜨고 자요..
저 자세로 저주하듯이 앞발을 움찔거리고(꿈꾸는듯) 눈을 반쯤 뜬째 눈동자를 희번득희번득 굴려가며
이얘웅 이얘웅 하고 잠꼬대 하고 있는데 컴퓨터 하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음 무서워서
내 저주를 맛보기 싫으면 빨리 캔을 따서 바치라옹
아무튼.. 어째 재미없는 주인을 만나서 매일 혼자 놀고 있는게 안쓰럽습니다만 길고양이 치고 아무 병도 없고 어디하나 아픈데도 없이 건강하게 와서 잘먹고 잘싸고 잘자는게 참 대견하네요. (꼬리끝이 어릴때 어딘가에 골절됐는지 살짝 휘어있긴 하지만 아파하는것같진 않고) 제가 마시려고 우유를 따라뒀는데 딴데 보는사이에 와서 고개박고 열심히 쩝쩝거리며 먹고있길래 기겁을 했는데, 설사는 커녕 그다음부터 물컵만 보면 입맛다시면서 달라고 울어대다가 내용물이 우유가 아니면 급실망.... 이게 고양이인지 개인지
슬슬 집에 온지 한달째인데 딱히 아픈구석도 없는것 같고 나날이 다르게 무럭무럭 크고 배 빵빵하게 불린채로 누워서 쿨쿨 자고 있는걸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기왕 키우기로 결심했으니 한번 평생 든든한 동반자로 잘 살아 봐야겠어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녀석이 와서 제가 참 얻은것도 많고 느낀것도 많기에.. 고양이 키우고 싶다고 맨날 노래를 불러대던 짝꿍도 대리만족 하고있는것같기도 하고. 역시 애완동물을 키우는건 유아정서교육에 좋은듯 (내 심신의 안정만 봐도 알수 있음)
그런 의미에서 이름은 아이루.
아직 전투나 요리나 이족보행이나 폭탄투척이나 언어구사같은건 제대로 못하지만
주인이 기절하듯 자고 있으면 와서 두들겨패서 깨우는거 하나만큼은 칼같이 하는 중
걍 해본 저렴한 발합성
강철체력으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라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하아...안개가 있지만 풍경 참 예쁜거같아요.
2009/10/10 22:15제 고향인 벌교(고흥)에도 저런 풍경의 바다가 보이는데 안개도 가끔끼더라고요 ㅎ
시간만 많다면 예쁜 바다 찾아다니면서 여행해보고싶습니다 ㄲㄲ
바닷가에 발을 묻고
2009/10/11 02:40멍하니 파도가 발목을 휩쓸었다 떨어졌다 반복하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해.. 시간 엄청 빨리 흘러.
바다 보고싶당,, 만약 지스타가면 해운대라도 들러야지 ㅎㅇㅎㅇ..
근데.. 혼자()
제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해가 짧다는 거죠. 아침에도 해가 늦게 뜨니까 여름에는 볼 수 없는 어슴푸레한 광경이 신비롭게 다가올 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해군을 제대한 지 이제 1년 반이 지났지만, 군대시절 머리가 복잡 할 때마다 일찍 일어나서 여유롭게 보았던 안개에 걸린 겨울바다 풍경이 자주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그렇다고 군대에 다시 간다는 말은 아니고;;;ㅜㅜ)
2009/10/11 20:49풍경이... 이거, 그림인가요. '언덕에 빼곡한 침엽수들을 헤치고 드러나는 바다'가 정말 보고 싶어지네요ㅎㅎ 그렇지 않아도 중간고사 끝나고 한 번 어디론가 떠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_+
2009/10/12 00:14이 글이 1년7개월 전 글이라고??!, 허...시간 빠르다 ㅇ<-<
2009/10/12 00:28안개낀 풍경이 맘에드는걸?
작은새야 먹자~ 구구구구구구구구
2009/10/12 17:43마이쪙!
안녕하세요^^ 링크타고왔어요~ 그림 너무 멋있어서.. 즐겨찾기 하고 종종 들를게요. 잘 봤어요~!
2009/10/27 19:40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하기 힘들지만 죽여주게 멋있네요.
2009/10/29 05:47정말 멋진 그림 같네여
2009/11/01 10:24